이야기 마당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19와 발작
- 김영수(정보이사, 경상대학교병원 신경과)

1. 서론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CoV)는 주로 상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며, 감기의 15-30%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흔한 감기 바이러스로 간주되어 왔던 코로나바이러스는,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과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처럼 일부 지역에서 높은 치명율(fatality rate)을 동반한 유행(epidemic)을 일으킨 바 있다. SARS-CoV 및 MERS-CoV와 같은 치명율이 높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점쳐지던 중, 2019년 12월 말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SARS-CoV2)는 전세계를 다시금 공포에 빠뜨렸다. 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짧은 기간 빠르게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한국을 거쳐 동아시아 및 유럽, 북미까지 감염 지역이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2020년 3월 11일 범유행(pandemic)을 선언하였다. 첫 발병 후 6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와 같은 효과적인 대응책이 없고, 2020년 6월 1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6,263,758명, 사망자는 373,872명 집계되었다. SARS-CoV2에 의해 발생한 이 범유행 질환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19(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라 부르고 있다.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로 상부 호흡기에 국한된 감염을 일으키는 것과는 달리, SARS-CoV, MERS-CoV, SARS-CoV2는 주로 하부 호흡기 상피세포 감염을 주로 일으킨다. SARS-CoV와 SARS-CoV2는 ACE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수용체를 통해 인체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수용체는 주로 2형 폐포세포(alveolar cell)에 밀집되어 있다. 이러한 감염의 병태생리는 SARS-CoV2에 의한 신경학적 증상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신경세포(neuron)와 신경아교세포(glial cell)에도 ACE2수용체가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보고된 SARS 및 MERS 감염과 신경학적 증상 간의 연관성을 생각해본다면 SARS-CoV2에 의한 신경학적 합병증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이에 뉴스레터 지면을 빌려 대한뇌전증학회 회원들에게 COVID-19와 연관된 신경학적 소견, 특히 발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관련 보고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2. COVID-19의 신경계 침범 기전 코로나바이러스들은 서로 동일한 구조를 공유하므로 유사한 감염 경로를 나타낸다. 따라서 과거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밝혀진 감염기전을 SARS-CoV2에도 일정 부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유전체분석(genomic analysis)결과 SARS-CoV2는 SARS-CoV 혹은 MERS-CoV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과(coronaviridae)의 4개 속(genus) 중 베타 속으로 분류되고, SARS-CoV와 매우 높은 동질 서열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폐렴 발생의 병태생리 또한 SARS-CoV 혹은 MERS-CoV와 동일하다는 근거가 공개되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SARS-CoV2는 SARS-CoV와 같은 수용체를 통해 인체를 침범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직접감염(direct infection)과 면역반응(immunologic response)의 기전을 통해 신경계 손상을 일으킨다. 흔히 동반되는 신경학적 증상은 열발작(febrile seizures), 경련(convulsions), 의식저하, 뇌척수염(encephalomyelitis) 등이 알려져 있다. 2003년 SARS 유행 당시, 뇌척수액에서 SARS-CoV 검사 양성인 환자가 발작을 보인 증례가 보고되었고, 2014년 70명의 MERS-CoV 감염 환자에서 6명(8.69%)이 발작을 보였고, 18명(26.0%)이 의식 변화를 보였다는 연구도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신경계를 침범하는 경로는 두 가지다. 혈행파종(hematogenous dissemination)과 신경역행파종(neuronal retrograde dissemination)이다. 둘 중 주된 경로는 후각망울(olfactory blub)을 포함한 후각신경을 통한 신경역행파종이다. 최근 보고된 이탈리아의 증례에서 SARS-CoV2 감염 4일째 촬영한 뇌MRI 결과 양측 후각망울의 부기(swelling)와 조영 증강이 관찰되었고, 동시에 뇌염을 시사하는 신호 증강이 양측기저전두엽(both basal frontal)에서 확인되었다. 환자는 후각저하(hyposmia)와 의식 변화를 보였고, 치료 후 촬영한 뇌MRI 결과 양측기저전두엽 신호 변화는 사라졌으나 양측 후각망울은 위축(atrophy)되었고, 후각저하는 지속되었다. 또한, SARS-CoV2 감염 환자의 15-75%에서 바이러스혈증(viremia)이 동반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어린 소아일수록 바이러스혈증의 빈도가 높아, 소아의 경우 혈행파종이 주된 신경계 침범 경로일 가능성도 추측 가능하다.

3. 중국 우한시 COVID-19 환자의 신경학적 소견 COVID-19 발병 초기, 중국 우한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소견을 정리한 보고가 연속적으로 발표되었다. 그 중, 신경학적 소견에 초점을 맞춘 보고는 2020년 4월 JAMA Neurology에서 발표된 한 편이 유일하다. 2020년 1월 16일부터 2020년 2월 19일까지 우한시에 위치한 대학병원 3곳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후향적관찰증례연구(retrospective observational case series)로 연속 입원한 SARS-CoV2 확진 환자 214명을 분석하였다. 전체 환자를 호흡기 증상으로 나누었을 때, 126명(58.9%)은 경증(non-severe), 88명(41.1%)은 중증(severe)으로 구분하였다. 신경학적 소견은 중추신경계소견(어지러움, 두통, 의식장애, 급성뇌혈관질환, 실조, 발작), 말초신경계소견(미각장애, 후각장애, 시각장애, 신경통증), 골격근손상소견으로 분류하였다. 78명(36.4%)에서 신경학적 소견이 확인되었고, 경증 환자보다 중증 환자에서 더 많은 신경학적 증상을 보였다(45.5%). 전체 신경학적 증상 중 중추신경계소견은 25.0%에서 동반되었고, 그 중 발작은 0.5%로 중증 감염 환자 1명에서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뇌척수액 검사와 발작 평가를 위한 뇌파 검사는 제시하지 않았다.

4. COVID-19 환자의 중추신경계 소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JAMA Neurology의 보고를 포함해서 COVID-19 환자의 중추신경계 소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이 보고 되었다. 이 보고에서는 6편의 관찰증례보고를 정리하였는데, 그 중 신경학적 증상에 초점을 맞춘 보고는 앞서 언급한 연구가 유일했다. 그 외 COVID-19와 동반된 급성뇌혈관질환을 기술한 논문 1편 있었고, 나머지 4편은 일반적인 COVID-19 증상 중 하나로 신경학적 소견을 분석한 보고여서, 신경학적 소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검사 소견은 부족했다. 결론적으로 주요 증상은 두통과 어지러움, 혼동(confusion)이었고, 발현 정도는 4편 연구 모두 5-10% 수준이었다. 이 연구들도 뇌척수액 검사나 뇌파 소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5.COVID-19와 급성증후성발작(acute symptomatic seizure) 연구 COVID-19 환자의 신경학적 소견 중 발작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2020년 4월 Epilepsia에 보고되었다. 후향적다기관연구(retrospective multicenter study)로 진행되었고, COVID-19 환자의 급성증후성발작의 발생률(incidence)과 위험도(risk)를 확인하고자 했다. 2020년 1월 18일부터 2020년 2월18일까지 후베이성과 쓰촨성 지역의 42개 정부 지정 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하였다. 304명 환자 중 108(35.5%)명 중증 감염이었고, 뇌전증 과거력이 있는 환자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급성증후성발작이나 뇌전증지속상태를 나타낸 환자는 한 명도 없었고, 2명 환자가 입원 동안 발작 유사 증상을 보였는데 한 명은 급성스트레스반응(acute stress reaction)으로, 한 명은 저칼슘혈증(hypocalcemia)과 동반된 증상으로 판단하였다. 즉, COVID-19는 급성증후성발작의 추가적인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6. 관련 증례 보고
COVID-19 환자의 발작 증상에 대한 증례보고 3편을 소개한다.

6-1. 국소뇌전증지속상태(focal status epilepticus)로 발현한 COVID-19 증례
78세 환자로 2018년 단순헤르페스뇌염(herpes simplex encephalitis)을 치료를 받았고 뇌염후뇌전증(post encephalitis epilepsy) 진단 후 valproic acid와 levetiracetam 복용 중이었다. 최근 2년간 발작 없이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던 중 2020년 3월 12일 우측 안면과 우측 편측의 지속적인 근간대움찔(myoclonic jerk) 증상으로 응급실 내원하였다. 응급실 내원 후 2시간 이상 우측 안면과 상지에 근간대경련이 지속되어 valproic acid와 midazolam 정맥주사 하였고, 약물 사용 후 발작은 멈췄다. 응급실에서 촬영한 뇌MRI 결과 새로운 병터는 없었고, 이전 뇌염으로 인한 좌측 측두엽 위축과 교증(gliosis)만 확인되었다. 첫 흉부촬영은 정상 소견이었으나 내원 12시간 후 발열이 시작되었고 호흡기 증상은 없었으나 혈액검사에서 염증 수치 상승은 확인되었다. 역학조사 결과 환자의 아들이 SARS-CoV2 양성자와 접촉한 것을 알게 되어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진행했고 양성 확인되었다. 항바이러스제와 보존적 치료 후 페렴 악화 없이 치료 완료 되었다. 뇌전증 과거력이 있는 환자가 뇌전증지속상태로 발현한 COVID-19 환자의 첫 증례이다.

6-2. 반복된 발작으로 내원한 COVID-19 증례
30세 건강한 여성이 전신강직간대발작을 주소로 응급실 내원하였다. 발작 증상 5일전부터 마른 기침을 호소하였고, 응급실 내원하는 과정에서 8시간 동안 5회의 전신강직간대발작을 보였다. 초기 뇌MRI는 정상 소견이었고, 흉부CT에서 국소간유리음영(focal ground-glass opacities) 확인되어 COVID-19 PCR 진행했고, 양성 소견 확인했다. 항뇌전증약물과 항바이러스제 사용 후 회복되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 COVID-19 PCR은 음성으로 확인되어 발작의 원인이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침범 보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 면역반응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6-3. 발작을 동반한 COVID-19 뇌염 증례
건강한 24세 남자가 2020년 2월 말 두통과 전신 위약감, 발열로 laninamivir(다이이찌산쿄 흡입용 항독감제)와 해열제 복용 후 경과 보던 중, 증상 발생 9일째 가족에 의해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다. 앰뷸런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전신발작을 보였다. 뇌CT 결과 광범위 뇌부종이 확인되었고, 흉부CT결과 작은 간유리음영을 보였다. 뇌척수액검사에서 SARS-CoV2 PCR 양성 확인되었으나, 다른 검체를 이용한 유전자 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반복된 발작으로 기관내삽관 후 인공호흡기 적용하였고, 중환자실 치료 중 보고된 증례로 이후 경과는 기술되지 않았다. 뇌척수액에서 SARS-CoV2 RNA를 확인한 COVID-19의 첫 뇌염 증례이다.

7. 결론 뇌척수액에서 SARS-CoV2 PCR을 확인하고 뇌파나 뇌MRI를 평가한 환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신경계 침범의 발생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SARS-CoV2는 이전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 때 경험한 것처럼 신경계 침범이 가능하고, 이로 인한 다양한 형태의 발작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중증 환자일수록 직접 신경계를 침범하는 상황 외에도 전산소증(hypoxia), 다발성장기부전(multiple organ failure), 대사장애(metabolic derangement), 치료 중 사용하는 약물 등으로 인해 발작이 유발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Figure). COVID-19 환자가 발작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보일 때, 적절한 검사와 치료 경험이 많은 뇌전증 전문의의 진료는 필요할 것이다. 이 원고가 대한뇌전증학회 회원들이 COVID-19 환자를 진료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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