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존경하는 대한뇌전증학회 회원님들께


저는 2020년 9월부터 1년간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직을 맡게 되어 학회의 발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COVID-19은 어느새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 들어 우리의 삶을 바꿔 놓았습니다. 예전처럼 주변 사람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 없고 모임조차 제한을 둬야 하는 생활패턴에서 우리는 점점 메말라가는 인간관계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블루라는 사회적 우울감은 비단 우리만 느끼는게 아니고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는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겠지요. 특히 사회적 차별을 받는 뇌전증환자들의 경우 주변 관심에서 더욱 멀어지고 경제적 어려움은 증폭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한 우울감과 스트레스는 발작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겠지요. 요즈음 저의 외래를 방문하는 뇌전증환자들 중에 발작이 재발하거나 악화된 사람들을 종종 목격하게 되고 그들 중 코로나로 인한 생활의 변화가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우울하다고 호소합니다.

저는 이번 회장임기동안 뇌전증환자가 겪는 마음의 고통을 헤아리고자 뇌전증 환자의 우울증 알리기에 나설 겁니다. 2021년 대한뇌전증학회에서 뇌전증환자의 우울증 치료법에 대해 외국의 유명한 학자들을 초청하여 우울증의 약물적 비약물적 치료법을 강의하게 하고 추후 이들의 강의 내용을 우리 학회 영문잡지에 종설로 개제하여 회원 여러분들이 우울증의 치료법에 대한 최신지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계획 중에 있습니다. 또한 유명학자들이 개제한 종설은 학회지의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되기에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은 점차 교류가 단절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내년에 개최되는 대한뇌전증학회에 지방회원들의 참여도가 감소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지역별 뇌전증지회와 협조하여 학회 강의에 지방회원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분배하고 학회 발표도 지방에서 많이 참여토록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뇌전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은 세계적이나 우리 학자들이 ILAE 및 AOEC에서 활동하거나 강연을 맡는 경우는 드뭅니다. 즉 사회적 교류가 적어서 향후 세계학회를 유치하는데 걸림돌이 되어 왔습니다. 저는 ILAE에서 활동하는 해외학자들과 교류가 있습니다. 이전 국제교류위원장의 경험과 ILAE 위원회 활동, 그리고 국제잡지 편집위원으로 미국, 아시아, 중국, 일본 등의 학자들과 소통을 하는 바 한국 학자들이 이들과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하루하루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냥 무료하다고 생각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환자들은 나날이 증가하는 스트레스로 코로나블루를 경험하며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돌보는게 우리 학회 회원들의 사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2021년은 그런 마음을 베풀 수 있는 희망찬 새해가 되리라 기대해 보며 하루빨리 백신접종이 이루어져 모든 회원들의 웃으며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뇌전증학회장 박 성 파 드림